우리의 만남은 제가 그 친구에게
미트볼을 건네주는 것에서 시작됐습니다.
2014년 11월, 에콰도르에서 열린
모험 경주 세계 선수권 대회.
트래킹 도중 잠시 밥을 먹고 있을 때,
앙상하게 마른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.
제가 이끄는 스웨덴 4인조팀은 그 친구의 슬픈 눈을
외면하지 못하고 미트볼을 건네줬습니다.
그게 고마웠는지, 그 친구는
그 뒤부터 저희를 따라왔습니다.
처음엔 조금 따라오다 말겠거니 싶었지만
그 친구는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.
고된 산행에도, 무릎까지 오는 진흙탕을
건널 때도 저희 곁을 지켰습니다.
그 친구의 안전이 걱정돼 일부러떼어내려고 해봤지만,
결코 떠나지 않았습니다.
결정적인 사건은 카약을 탈 때 일어났습니다.
57km의 깊고 험난한 강을 건너는 것까지
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해
강가에서 아쉬운 작별을 고했습니다.
하지만 그 친구는 저희가 배를 타고 떠나는 것을 보고
머뭇거리더니 갑자기 강으로 뛰어들었습니다.
차마 두고 볼 수 없어 배에 그 친구를 태웠습니다.
저는 그 친구와 운명이라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.
팀원들도 속도를 조금 늦췄습니다.
결국 12위로 692km의 경기를 완주했습니다.
1년에 한 번 열리는 이 대회를 위해 모든 걸 바쳐
연습했지만 후회하지 않았습니다.
상을 타는 것 대신 소중한 친구를 얻었기 때문이죠.
저는 그 친구를 스웨덴의 집에 데려와
가족으로 삼았습니다.
아서 왕의 용맹함에서 따와 ‘아서’라는
이름을 붙여줬습니다.
아서의 이야기는 언론에 대서특필 됐습니다.
유기견을 돕는 '아서 재단'도 생겼습니다.
아서는 지금 저와 또 다른 경주 연습을 합니다.
제 아내와 딸, 아서가 있는 모습을 보면
작년 겨울, 길에서 우연히 만난
이 친구가 ‘하늘에서 온 천사가 아닐까’하는
생각이 듭니다.
3개월째 아파트 주차장 '경차'에 방치된 고양이 (2) | 2018.08.31 |
---|---|
숙박하면 고양이 빌려주는 여관 (0) | 2018.08.26 |
강물에 떠내려가다 구조된 강아지'인절미' 3일만에 SNS 스타 등극 (0) | 2018.08.24 |
고양이들의 애교 8가지 정리 및 분석 (0) | 2018.08.23 |
파사모 파충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같은 페이스북 그룹 파충류 농장 (0) | 2017.11.07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