유기견 레전드
우리의 만남은 제가 그 친구에게 미트볼을 건네주는 것에서 시작됐습니다. 2014년 11월, 에콰도르에서 열린 모험 경주 세계 선수권 대회. 트래킹 도중 잠시 밥을 먹고 있을 때, 앙상하게 마른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. 제가 이끄는 스웨덴 4인조팀은 그 친구의 슬픈 눈을 외면하지 못하고 미트볼을 건네줬습니다. 그게 고마웠는지, 그 친구는 그 뒤부터 저희를 따라왔습니다. 처음엔 조금 따라오다 말겠거니 싶었지만 그 친구는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. 고된 산행에도, 무릎까지 오는 진흙탕을 건널 때도 저희 곁을 지켰습니다. 그 친구의 안전이 걱정돼 일부러떼어내려고 해봤지만, 결코 떠나지 않았습니다. 결정적인 사건은 카약을 탈 때 일어났습니다. 57km의 깊고 험난한 강을 건너는 것까지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해 강가에서..